국민기업 농협
하나로마트 —
62개 매장 중 56.5%가
적자인 냉혹한 현실
쿠팡이 한국 이커머스를 석권하는 사이, 홈플러스는 법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농업인의 수익 보장을 위한 국민 협동조합 농협의 유통 자회사, 하나로마트는 매출이 5년 만에 59% 급감하며 만성 적자 구조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2025년 국정감사 자료로 냉혹한 현실을 점검합니다.
(2025년 8월 기준)
2019→2023 급감
2024년 당기순손실
연속 적자 기간
하나로마트란 무엇인가 — 농협 경제사업의 핵심 유통망
하나로마트는 농업협동조합중앙회(농협중앙회) 산하 농협경제지주의 두 유통 자회사가 운영하는 대형 유통매장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농협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 — 두 회사가 전국 62개소(2025년 8월 기준)의 하나로마트와 농산물종합유통센터를 운영합니다. 두 회사 모두 농협경제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이들의 적자는 농협경제지주 연결 손익에 직접 반영됩니다.
하나로마트는 단순한 유통업체가 아닙니다.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연결함으로써 농업인의 소득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는 신선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농산물을 공급하는 협동조합 경제 원리에 입각한 공익적 유통 기관입니다. 전국 농협이 생산하는 쌀·채소·과일·축산물의 판로 역할을 하며, 농업 생태계를 지탱하는 국가 식품 안보 인프라로도 기능합니다.
하나로마트는 ①농업인의 판로 보장과 ②수익성 있는 유통 사업 운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이 두 목표는 때때로 충돌합니다. 농업인 지원을 위해 농산물을 높은 가격에 매입하면 소비자 가격이 올라 경쟁력을 잃고, 원가 절감에 집중하면 농업인 지원 사명에 어긋납니다.
냉혹한 숫자 — 62개 매장 중 35개가 적자, 절반을 넘어섰다
2025년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농협 하나로마트의 경영 실태가 적나라하게 공개됐습니다.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최근 5년여간 농협 하나로마트 유통계열사 매장별 매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전체 62개 매장 중 35개 매장이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비율로는 56.5%입니다. 매장 두 곳 중 하나 이상이 돈을 잃고 있는 것입니다.
농협하나로유통 적자 매장 비율: 2021년 33.3% → 2025년 8월 62.5% (급등)
농협유통 적자 매장 비율: 2021년 41.7% → 2025년 8월 47.4% (절반 가량)
전체 62개 매장 중: 35개 영업적자 (56.5%)
2024년 최대 적자 매장: 양주농산물종합유통센터 65억원 손실
적자 매장의 비율만 높아진 것이 아닙니다. 두 회사의 전체 적자 규모도 해마다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 연도 | 농협하나로유통 순손실 | 농협유통 순손실 | 하나로유통 적자점포율 |
|---|---|---|---|
| 2021년 | 흑자 170억원 | 흑자 27억원 | 33.3% |
| 2022년 | 순손실 343억원 | 순손실 183억원 | 32.1% |
| 2023년 | 순손실 310억원 | 순손실 288억원 | 52.0% ▲ |
| 2024년 | 순손실 398억원 | 순손실 352억원 | 60.0% ▲ |
| 2025년 8월 | 순손실 274억원 (1~8월) | 손실 151억원 (1~8월) | 62.5% ▲ 최고치 |
단순히 몇몇 매장이 일시적으로 적자를 내는 것이 아닙니다. 포항점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달성과 군위의 농산물종합유통센터도 5년 연속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2024년 가장 많은 적자를 낸 매장은 양주농산물종합유통센터로 65억원 손실이었습니다. 이 매장은 2020년 이후 매년 60억원 안팎의 손실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 흐름이 역전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매출 59% 급감 — 3조원대에서 1조원대로 반토막 난 5년
가장 충격적인 수치는 매출 감소입니다. 농협하나로유통의 매출은 2019년 3조 1,195억원에서 2023년 1조 2,915억원으로 불과 4년 만에 59% 급감했습니다. 약 1조 8,000억원의 매출이 사라진 것입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8억원에서 309억원으로 17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농협유통도 2019년 1조 6,488억원에서 2023년 1조 3,581억원으로 약 18%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하나로마트 매출이 59% 급감하는 동안, 쿠팡의 매출은 같은 기간 수조원에서 41조원 이상으로 수십 배 성장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방향이 극명하게 갈린 5년의 기록입니다.
왜 하나로마트는 무너지고 있는가 — 4가지 구조적 원인
농협 측은 국정감사 자료에서 적자의 공식 원인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내수 부진 장기화, 소비 패턴 변화, e커머스 확산에 따른 오프라인 마트 매출 악화." 그러나 이것은 결과이지 근본 원인이 아닙니다. 왜 하나로마트는 e커머스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는가? 그 구조적 이유를 4가지로 분석합니다.
"온라인 유통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기존 점포 중심의 사업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 농협 측, 2025년 10월 국정감사 자료
| 원인 | 구체적 내용 | 해결 가능성 |
|---|---|---|
| ① e커머스에 적응 실패 | 소비자들이 온라인·앱 구매에 익숙해지는 동안 오프라인 점포에 갇혀 있음. 자체 온라인몰 경쟁력 부재 | 중장기 과제 — 플랫폼 구축 필요 |
| ② 구매권 분리 후 경쟁력 약화 | 2019년 농협경제지주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의 구매 기능 분리 → 규모의 경제 상실, 매입 협상력 약화 | 조직 통합 등 구조 개편 필요 |
| ③ 높은 고정비 구조 | 노후 점포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 비용이 높은 데 반해 매출이 급감하면서 손익 구조 악화. 폐점도 쉽지 않음 | 점포 리모델링·효율화 단기 과제 |
| ④ 공산품 카테고리 상실 | 생활용품·가전 등 공산품은 쿠팡·네이버에 완전히 빼앗김. 신선식품만 남았지만 그것도 경쟁 격화 중 | 신선·친환경 특화로 차별화 가능 |
전문가들은 특히 2019년 농협경제지주 구조 개편 과정에서의 구매 기능 분리를 하나로마트 위기의 핵심 기폭제로 꼽습니다. 이전에는 농협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이 함께 대량 구매해 매입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분리 이후 두 회사가 각각 구매하게 되면서 규모의 경제가 사라졌고, 동시에 매입 가격 경쟁력도 떨어졌습니다. 바로 그 시점인 2019년이 하나로마트 매출의 정점이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닙니다.
하나로마트만의 딜레마 — 공익 사명과 시장 경쟁 사이
하나로마트의 위기를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의 위기와 동일선상에 놓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로마트는 단순한 민간 유통기업이 아니라 농협이라는 협동조합의 경제 사업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농업인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구조에서, 하나로마트가 적자를 낸다는 것은 결국 농업인 조합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일반 기업이라면 만성 적자 매장을 과감히 폐점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입니다. 실제로 이마트나 롯데마트도 적자 점포를 정리해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로마트는 쉽게 그러기가 어렵습니다. 지방 소도시나 농촌 지역의 하나로마트는 해당 지역에서 사실상 유일한 대형 식품 매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폐점하면 지역 소비자와 농업인 모두가 피해를 입습니다. 사회적 책임과 재무 논리 사이에서 어느 쪽도 선택하기 어려운 딜레마가 하나로마트를 옭아매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이익 극대화가 목적이 아닙니다.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과 공동체 유지가 목적입니다. 그러나 사업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면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 자체가 훼손됩니다. 하나로마트의 위기는 공익 사명과 사업 지속성 사이에서 한국 농협이 직면한 본질적 과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돌파구는 있는가 — 하나로마트 생존을 위한 과제
하나로마트가 쿠팡·이마트와 동일한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은 처음부터 승산이 없는 싸움입니다. 생존의 길은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에서의 차별화입니다. 그 영역은 바로 신선식품, 친환경 농산물, 국산 제철 식품입니다. 농협이 가진 전국 생산자 네트워크를 활용해 산지 직거래 신선식품을 가장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품질로 제공하는 것, 이것은 쿠팡이나 이마트가 쉽게 복제하기 어려운 하나로마트만의 강점입니다.
| 전략 방향 | 내용 | 기대 효과 |
|---|---|---|
| ① 신선·친환경 특화 | 산지 직거래 신선식품, 친환경 인증 농산물 특화. 국산 제철 농산물 중심 구색 | 온라인이 대체 불가한 차별화 |
| ② 온라인 채널 강화 | 농협몰·하나로마트 앱 강화, 새벽배송 도입. 젊은 소비층 접점 확대 | 오프라인-온라인 옴니채널 구축 |
| ③ 만성 적자 점포 정리 | 5년 연속 대형 적자 매장은 과감한 폐점 또는 업태 전환 검토 | 재무구조 개선, 핵심 점포 집중 |
| ④ 구매 기능 재통합 | 농협하나로유통·농협유통의 구매 기능 재통합으로 규모의 경제 회복 | 매입 경쟁력 회복, 원가 절감 |
| ⑤ 체험형 공간 전환 | 요리 시연·농업 체험·로컬푸드 마켓 등 오프라인 체험 강화 | 고객 재방문 유도, 지역 거점화 |
하나로마트의 위기는 단순한 유통업체 한 곳의 경영 부진이 아닙니다. 이것은 한국 농업 생태계의 판로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62개 매장 중 35개가 적자를 내고, 매출이 5년 만에 59% 급감한 현실은 변화 없이는 생존을 보장할 수 없음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하나로마트에게는 쿠팡이 가질 수 없는 강점이 있습니다 — 전국 농업인과의 직접 연결, 신뢰할 수 있는 국산 농산물의 산지 네트워크. 이 강점을 살려 온라인을 보완하고, 만성 부실 매장을 정리하고, 젊은 소비층과 새롭게 연결하는 혁신 없이는 농협 하나로마트는 물론 그 뒤에 서 있는 수백만 농업인의 판로도 함께 흔들릴 것입니다.
오프라인 유통 위기와 이커머스 변화, 더 알아보기
홈플러스 법정관리, 이마트의 실패, 쿠팡의 성장까지 —
한국 유통 지형 변화를 전체 맥락으로 이해해 보세요.
현재로서는 홈플러스와는 다른 상황입니다.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가 인수 후 과도한 차입 구조와 부동산 매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하나로마트는 농협중앙회라는 강력한 모기업 지원 구조가 있어 단기 법정관리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적자가 계속 누적되면 조합원과 농협 전체 재무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농협 측이 공식 인정한 원인은 내수 부진·소비 패턴 변화·e커머스 확산입니다. 거기에 2019년 구매 기능 분리로 인한 규모의 경제 상실과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 습관이 고착화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특히 공산품 카테고리가 쿠팡 등에 완전히 빼앗기며 신선식품 중심으로 사업이 위축된 것이 매출 급감의 핵심 원인입니다.
네, 직접적인 영향이 있습니다. 농협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은 모두 농협경제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하며, 이들의 적자는 농협경제지주의 연결 손익에 반영됩니다. 국회 정희용 의원은 "두 회사의 적자가 농협중앙회 전체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결국 조합원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신선·친환경 농산물 특화, 온라인 채널(농협몰) 강화, 만성 적자 매장 과감한 정리, 구매 기능 재통합을 핵심 과제로 꼽습니다. 쿠팡과 직접 경쟁하기보다 농협만의 강점인 산지 직거래 네트워크를 활용한 차별화가 현실적 돌파구입니다. 2026년 농협경제지주 차원에서 유통 사업 구조 개편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하나로마트 내 다이소 입점은 오프라인 유통 재편의 상징적 현상입니다. 공산품 카테고리가 e커머스에 완전히 빼앗겨 진열할 이유가 없어진 자리에, '즉시 구매·균일가'라는 온라인이 대체하기 어려운 강점을 가진 다이소가 들어오는 것입니다. 이는 오프라인 유통의 선택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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